본문 바로가기

공구%/소리만요란할뿐

오븐에구워말린고구마를씹으며

옥수수 고구마 

 

 

 코로나로 인해 외출에 제약이 생겼다. 누구를 위한 방역체계인지 모를 조치들이 생겨나고 그들도 확신 없는 애매모호함 속에서 언제나 약자는 소수이다. 나는 백신 미 접종 자이다. 의료시스템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들의 예방정책을 아무런 생각 없이 타협 없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의심이 든다. 나는 카페도 가지 못하고 마트도 가지 못하고 식당도 가지 못하니 이건 가택연금과 다름이 없다. 모든 생활 반경에 빨간딱지가 붙여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다들 층간소음으로 인해 집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다. 이건 도대체 누가 책임지는 걸까? 문제가 생기지 전에는 생각하지 못하고 문제가 생긴 다음에 천천히 수습을 하는 한국형 정책시스템에선... 도통 마음 편하게 살 수가 없다. 집에서도 편하게 있을 수 없다니... 

 냉장고를 여닫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움직이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요즘은 생존을 위해 먹고 있다. 하루 3끼 나도 언젠가부터 삼식이가 되었다. 그만큼 냉장고의 내용물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재료를 낭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일 먹고 싶은 것을 찾아 열심히 유튜브를 구독한다. 주객이 전도되었지만 그런 만큼 무료함이 채워진다. 만약 코로나의 순기능이 있다면 모든 이들의 요리실력이 전보다는 평균적으로 조금 상향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우리집 식탁에는 외국음식일지도 모르는 신기한 음식들이 식사와 함께한다. 그때의 맛을 떠올려 보면서 내 마음대로 재료를 바꿔가며 나의 주방에선 그렇게 1인 요리교실이  매일 열린다. 외국 음식 맛의 핵심은 그 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향신료이다. 클릭 한 번으로 향신료들을 주문하고 정말 편해졌다. 레시피는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국내에 없는 재료는 비슷한 맛을 찾아 퍼즐 맞추든 하나씩 바꿔 넣어 가며 실험처럼 요리를 한다. 

 하루 빨리 세상이 망하던지 아니면 층간소음이 사라질 수 있는 건설정책이 생겼으면 좋겠다. 곧 미치기 일보직전이니까 말이다.